도서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14,000원
저자
김운하
발행일
20190311
사양
133mm*200mm
ISBN
979-11-964991-6-7 (03810)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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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하 장편소설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남국의 섬, 제주도.
나는 그곳에서 밤과 고독, 바다라는
존재의 참된 깊이를 알았다.”
 

 

책소개
 
  
은둔자의 섬, 제주에 숨어들었던 청춘의 어느 날, 그리고 열 권의 책.
노자, 장자, 호메로스, 스피노자, 카프카…
허구와 실제를 넘나드는 사유의 파도를 지나 만난 ‘나.’
 
김운하 작가는 소설가이자 인문학자로 네 권의 소설책과 다섯 권이 넘는 인문교양서를 펴냈다. 1964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을 수학한 그는 1995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재는 건국대학교 인문대학 몸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철학과 문화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2001년 《137개의 미로카드》를 마지막으로 거의 18년 만에 출간하는 장편소설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는 그의 소설가로서, 인문학자로서의 축척된 사유들이 총 집대성된 책이다.
이 소설은 여러 고전의 이야기들과 ‘나’의 현재가 만나는 지점에 서 있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어느새 책의 새하얀 페이지에 그림자가 어리기 시작한다.” 소설의 중심에는 현재의 ‘나’가 있다. 주인공은 10여 년 전 홀연히 제주로 떠났던 일을 회상한다. 그 당시에 들고 갔던 열 권의 책, 《노자》와 《장자》, 《우파니샤드》, 그리고 호메로스와 그리스 비극작가들, 스피노자와 카프카…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여러 고전들에 녹아든 삶의 진실들과 마주한다. 10여 년 전의 ‘나’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운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주’라는 은둔의 공간에 머물며 자기 자신에게 던진다. 에세이와 소설, 서사와 비서사, 산문과 운문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자들은 주인공과 함께 뿌리 깊은 인생의 본질을 고전과 함께 성찰하는 경험을 한다.

 

“남국의 섬, 제주도.
나는 그곳에서 밤과 고독, 바다라는 존재의 참된 깊이를 알았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의 한적한 바닷가 마을. 비가 내리는 날, 혹은 깊은 밤 주인공은 바닷가를 배회하며 사색에 잠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자기 은둔의 시간은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어본다. 주인공은 완전한 고립 속에서 자기 자신과 대면하고 치유의 시간을 가진다. 윤슬이 반짝이는 서귀포의 바닷가, 태고의 풍경을 간직한 산굼부리… 아름다운 자연이 고독한 타자를 감싼다. 이 시간 속으로 잠깐 끼어든 J. 잠시 잠깐 등장한 그녀의 존재는 그의 고독을 더욱 깊게 만들 뿐이다. 먼 바다를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에서 주인공은 자신과 분리된 채 또 다른 운명으로 나아가는 그녀의 미래를 예감한다.
“그녀는 접은 무릎을 두 팔로 감싸 안은 자세로 남쪽 먼 바다로 시선을 던지며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있는 듯이 보였다. 나는 그런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푸른 바다로 시선을 던졌다.”
J뿐만 아니라, 제주 토박이 노인,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 동백꽃과 수선화 등 주인공의 내적방황을 따라 제주에서 만난 풍경과 사물, 사람, 고대의 이야기에 푹 빠져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라도의 절벽을 지나 책상 앞에, 밤의 끝자락 앞에 홀로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운하 작가 인터뷰

  

 

“이 소설을 구상한 건 오래전 일이에요. 10여 년 정도 된 일인데, 제가 제주도에서 1년 가까이 혼자 머무른 적이 있어요. 인생에서 처음으로 갖는 휴식 기간 같은 거였어요. 아무 일도 안 하고 바닷가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책 읽고, 쉬고, 산책하고, 그런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 여러 가지 많은 걸 깨닫게 되었어요.
소설가가 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때여서, 문학적인 고민도 많았고 작가로서 살아갈 삶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하던 때였죠. 그 모든 문제를 제주도에 머무는 1년 동안 고독 속에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정신적인 혼돈, 방황의 시간을 가졌던 거죠. 물론 아름다운 자연이 있었고, 그렇기에 힘들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글쓰기에 대해 새로운 자각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런 내적 방황의 이야기들을 이 소설에 담아내고 싶었어요.”_〈타인의 은둔 일기를 훔쳐보다〉, 《월간 토마토》 2019년 3월 143호, 40쪽.

  


   

본문 중에서

    

누구에게나 생은 가차 없는 것이다.
존재하기, 그것은 사라지는 방황이다.
사랑하기, 그것은 가혹한 고독의 내면성이다.
글쓰기, 그것은 무한히 길게 잡아 늘여진 불면의 밤들이다.
사막은 지나간 모든 발자국들의 흔적을 지운다.
(〈제16장 가차 없는 생〉, 224쪽)
 
나는 지금 다시 잠시 머물렀던 남국의 섬, 제주도를 떠올린다. 찬란한 햇살을 받아 눈부신 은빛으로 반짝이던 그 바다의 윤슬을 생각한다.
한없이 탁 트여 하늘로 이어지던 바다, 언어를 침묵하게 만들던 그 각양각색의 푸른빛들, 쉼 없이 몰려오던 천사의 은빛 날개 같던 파도들, 태초의 밤처럼 어둡고 캄캄하던 밤들을 떠올린다. 분주하고 혼돈스러운 세계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된 채, 환영처럼 귓전을 맴돌던 파도소리와 밤의 고요하고 신중한 침묵 속에서 깊은 고독에 젖어들던 순간들을 생각한다.
(〈제3장 윤슬, 남국 바다〉, 19쪽)
 
어느 잠 못 이루던 날 밤, 나는 몹시도 혼란스러운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마치 환영처럼 흐릿한 몇 개의 이미지만 남아 있었다. 낡은 사진첩에서 꺼낸 오래된 흑백사진 같았던 그 이미지가 보여준 것은 높은 해안 절벽, 구름 낀 바다 같은 것이었다. 매우 낯익은 풍경이었는데, 기억을 더듬은 끝에 그 장소가 오래전 제주도에 머물 때 들렀던 마라도의 풍경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10여 년이나 지난 가뭇한 추억이었다.
한 번 기억을 떠올리자, 마술사의 모자가 펼치는 마법처럼 레테의 강 저 너머에 있었던 기억들까지 솟구쳐 올랐다.
(〈제2장 단 하룻밤 머물렀다 가는 나그네의 추억〉, 13쪽)
 
나르키소스는 호수의 수면에 비친 자기 모습과 사랑에 빠졌다.
예술가들은 물거울에서 세계의 고뇌를 보는 자, 거울에 비친 환영을 꿈으로 꾸는 자, 혹은 자신이 세계의 거울임을 깨닫는 자들이다.
그것이 바로 예술가들의 운명이다.
(〈제8장 물거울〉, 49쪽)
 
과거라는 시간은, 그렇게 갑자기 솟구쳐 오르는 기억의 장소다.
과거는 그러므로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다.
(〈제4장 크로노스의 낫〉, 156쪽)
 
지금 이 소설도 허구는 허구이되, 많은 부분 에세이 양식과 실제 경험을 뒤섞어놓은 파편적인 이야기다. 어쩌면 순수 산문과 허구의 이야기 사이 어디쯤엔가 위치하고 있을 터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작은 책이 독자로 하여금 언어와 상상, 각 장과 에피소드 사이를, 장자의 말처럼 천천히, 소요유(逍遙遊)하는 즐거움으로 이끌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작가의 말〉, 251쪽)

  


 

추천의 글

    

김운하를 한국의 모리스 블랑쇼라고 부르고 싶다.
고독한 은둔자는 현실의 가장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삶의 중심부에 닿으려는 자이다.
작가는 그것을 ‘나의 밤’에 머무는 자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 소설을 읽으며 천천히 한낮의 명료함에서 밤의 모호함으로 발을 옮겨 놓는다.
그리고 온몸으로 느낄 것이다. 우연과 서사가 빚어내는 숨겨진 삶의 촉수를.
결코 손으로 그러쥘 수 없는 근원의 부스러기들을. 책들의 지도 없는 여행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랑을.
_임지연 문학평론가

  


 

지은이

    

김운하

소설가이자 인문학자로 집필과 연구,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건국대학교 인문대학 몸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서 철학과 문화를 활발히 연구 중이다.
작품으로는 《137개의 미로카드》, 《언더그라운더》, 《그녀는 문 밖에 서 있었다》, 《사랑과 존재의 피타고라스》와 공동창작집 《이상한 가역 반응》 등의 소설이 있고 중편소설 《자살 금지법》으로 제1회 동아 인산재단 창작기금을 수상했다. 예술 산문으로 《릴케의 침묵》이 있고, 인문교양서로 《네 번째 책상서랍 속의 타자기와 회전목마에 관하여》, 《새벽 2시, 페소아를 만나다》, 《선택, 선택의 재발견》, 《카프카의 서재》 등이 있다. 공저로 《포스트바디》, 《지구에는 포스트휴먼이 산다》, 《우리는 가족일까》, 《그로테스크의 몸》, 《애도 받지 못한 자들》과 번역서인 《너무 이른 작별》 등이 있다.

 


 

차례

     

제1부 물거울

제1장 황혼
제2장 단 하룻밤 머물렀다 가는 나그네의 추억memoria hospitis unius diei praetereuntis
제3장 윤슬, 남국 바다
제4장 숨어드는 자
제5장 「코헬렛Qoheleth」의 저자
제6장 수선화
제7장 유배당한 자들의 노래
제8장 물거울
제9장 보에티우스Boethius의 처형
제10장 안드로마케
제11장 아이네아스
제12장 미묘한 도취
제13장 소실점
제14장 한 장면
제15장 하일리겐슈타트
제16장 허먼 멜빌
제17장 튀폰Typon
제18장 하마르티아hamartia, 과녁을 벗어난 화살
제19장 등잔불에 비치는 외로운 그림자
제20장 쿠빌라이 칸과 나비
제21장 아남네시스anamnesis
제22장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제23장 달의 이름
제24장 놀라서 바라보다
 

제2부 카이로스의 날개

제1장 추사와 송석원 옛터
제2장 1791년 6월 15일
제3장 달의 어두운 뒷면
제4장 크로노스의 낫
제5장 카이로스의 날개
제6장 카데티아cadetia라는 단어
제7장 고양이의 눈
제8장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저들이 하는 짓을 모르나이다.”
제9장 만하임의 유령 여인
제10장 비탄
제11장 숨은 목소리들
제12장 세상의 구석진 곳
제13장 기다림, 삶의 한가운데서
제14장 산굼부리
제15장 심연abysoss
제16장 가차 없는 생
제17장 바람이 전하는 말
제18장 잠과 꿈의 나선궤도
제19장 동백꽃
제20장 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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